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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스리랑카 2024

신혼여행으로 택한 친절한 나라 스리랑카 - 담불라(코끼리 사파리 지프투어)

by 잡다한박스상자 2024.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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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에 새벽에 도착하여 아침에 눈을 뜨기 쉽지 않았지만 미리 약속해 놓은 조식 시간을 맞추기 위해 어렵게 눈을 떴다. 담불라는 스리랑카에 여행에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스리랑카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담불라를 방문하게 된다. 배낭여행지로 스리랑카는 사실 그렇게 유명하지 않다. 하지만 스리랑카는 인도양의 숨은 진주와 같이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굉장히 많다. 해변에서 여유롭게 즐기고 싶다면 트링코말리 같은 지역에 방문해 휴가를 즐길 수도 있고 담불라에서는 역사적인 유적지 탐방 혹은 대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Royal Cave Temple

아침에 일어나 마당으로 나가보니 정성스럽게 차려진 식탁을 볼 수 있었다. 과일 주스부터 토스트 그리고 스리랑카 음식 및 디저트까지 한상차림이 제공된다. 사실상 스리랑카 음식은 몇몇 음식 빼고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았다. 태국, 베트남, 그리고 인도네시아 같은 여타 다른 동남아에서는 먹거리 관광도 꽤나 즐거움을 주는데 이번 스리랑카 여행에서는 먹거리 부분은 일찍 포기하였다. 물론 한두개 맛있는 스리랑카 음식은 당연히 존재한다.

 

그래도 토스트와 과일쥬스 그리고 실론티의 나라답게 항상 홍차를 제공해 주었는데 이상하게 더운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홍차를 꽤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조식을 마치고 오전은 숙소와 크게 멀지 않은 곳에 사원이 있다는 숙소 사장님의 말을 듣고 사원을 방문하기로 했다. 사원은 사실상 동남아 여행을 자주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어느 순간 다 비슷비슷한 사원들을 보게 되어 더 이상 사원을 보고 싶지는 않았지만 오후 사파리 투어까지 시간이 꽤 많이 남아 산책 겸 다녀오기로 했다. 

 

"Dambulla Royal Cave Temple and Golden Temple" 이름처럼 동굴의 사원이 있고 금박지로 둘러쌓인 아주 큰 부처상이 있는 곳이다. 스리랑카도 여타 다른 동남아의 사원처럼 반바지나 짧은 치마처럼 무릎아래가 보이는 걸 금한다. 이걸 알고 있는 숙소사장님이 가릴 것은 깜빡한 내게 제공해 주었지만 사원 관리자가 이것조차 짧다고 하여 우리는 돈을 들여 가릴 것을 빌리고야 말았다. 

 

숙소 사장님이 무료로 사원 앞까지 라이드 해주신 덕분에 아주 편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문제는 입장료였다. 기껏해야 몇천원일줄 알았던 입장료는 한 사람당 2천 루피 거의 한국돈으로는 만원 두 명이서 총 2만 원에 가까운 금액이었다. 위에 언급했다시피 우리는 동남아 여행을 워낙 많이 했기에 사원을 거의 방문하지 않으며 특히 입장료가 있는 곳은 더더욱 방문하지 않는 우리들만의 암묵적인 룰이 있었다. 하지만 이미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가기는 또 아쉬워 눈물을 머금고 입장료를 지불하였다. (참고로 나의 베스트 사원은 미얀마 바간에 있는 아난다 사원이다)

 

매표소부터 동굴 사원까지는 꽤 많은 계단을 올라야 한다.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은근히 힘들 수 있지만 어느정도 올라와서 보이는 풍경은 꽤나 멋지니 천천히 시간을 두고 올라가시는 걸 추천드린다.

 

 

대략 20~30분정도 쭉 올라가니 드디어 동굴 사원이 보였다. 사원에 들어가기 전에 신발을 50루피에 보관하여야 한다. 이 부분도 동남아 사원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이다. 물론 문화를 존중하고 룰을 따르는 건 당연하지만 신발을 본인 가방에서조차 넣지 못하게 하고 꼭 돈을 지불하여 보관하게 한다는 점이 썩 내키지 않는 부분이다. 얼마 되지는 않지만 이런 불필요한 지출이 생길 때마다 기분이 안 좋은 건 어쩔 수 없다. 또한 숙소 사장님이 제공해 주신 커버가 제지당하자 200루피를 또 지불하여 하체를 가릴 수 있는 천을 제공받았다. 

 

 

동굴 사원은 꽤나 흥미로웠다. 위에 사진 오른쪽에 거대하게 보이는게 바위산인데 이 바위산에 밑동을 깎아 그 안에 불상을 모시는 사원을 만들었다. 동굴 안 그러니깐 바위 아래에는 다양한 불상이 모셔져 있는데 이 자체는 꽤 신기하고 다른 여타 사원들과 다르긴 했지만 이것도 대충 10분 정도 둘러보자 금방 흥미를 잃게 되었다. 우리는 심지어 바로 옆에 있는 Golden temple도 가지 않고 그대로 내려가 툭툭를 타고 오는 길에 보았던 버려진 스투파를 보기 위해 내려갔다.

 

 

 

 

툭툭이를 타고 내렸던 곳에서 조금만 걸어나가면 조용하고 고즈넉한 버려진 사원이 있으며 또한 아주 커다랗고 아름답게 펼쳐진 나무들이 스투파 옆에 있는데 오히려 위 사원보다 이곳에서 시간을 더 많이 보냈다. 다만 동네 개들과 원숭이들이 상당히 많았기에 무서워서 여유롭게 감상하지는 못했다. 견원지간이라고 자기네들끼리 영역다툼을 하는 게 꽤나 과격하게 했기 때문에 우리는 이곳을 빠져나와 천천히 산책하듯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코끼리 사파리 지프투어(Hurulu Eco Park)

사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사파리 투어이다. 담불라 근처에는 3개의 국립공원이 존재한다. 우리가 갔던 Hurulu Eco Park, Kaudulla National Park, 그리고 Minneriya National Park이다. 이름에 국립이 들어간 두 공원은 야생동물 관리공원이고 Hurulu Eco Park는 국립공원이지만 야생동물 보다는 숲을 보전하는 공원이다. 담불라에 와서 코끼리를 보기 위해 사파리 투어를 하게 된다면 위 셋 중에 하나를 가게 되는데 이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코끼리가 많은 곳으로 투어가 잡힌다. 

 

우리는 숙소 사장님을 통해 진행했으며 이 당시에는 우기시즌으로 상대적으로 물이 적은 Hurulu Eco Park로 잡히게 되었다. 사실 원래 알아왔던 국립공원이 아니라 코끼리가 적을까봐 실망했는데 나중에 위에 설명을 듣고 이해하였다. 심지어 Hurulu Eco Park가 다른 두개의 국립공원보다 입장료가 훨씬 저렴했다. 코끼리 투어 지프는 13500루피가 소요되었으며 입장료는 둘이서 4950루피로 다른 두 개 국립공원은 입장료만 만 루피가 넘어간다. 또한 우리 지프 기사가 설명을 너무 잘해주어 우리는 투어가 끝나고 팁으로 500루피 정도 더 쥐어드렸다.

 

대략 총 18000루피는 한사람당 4만 원 정도의 가격으로 이렇게 비교적 비싼 투어는 배낭여행을 하면서 해본 적이 손에 꼽을 정도이다. 하지만 동남아를 많이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야생 코끼리를 본 적이 없고 또 나름? 신혼여행이기도 해서 코끼리 사파리 투어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런 지프를 타고 한참을 달려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하는데 가는길에 비가 내려 걱정하였지만 투어가 시작될 때는 비가 그치고 심지어 구름 때문에 해가 가려져 시원하게 구경을 할 수 있었다. 국립공원에 가는 길에는 포장도로를 신나게 달리는데 출발한 지 10분도 안되어서 야생 코끼리를 도로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스리랑카는 길거리에서 종종 코끼리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정도 크기는 아주 큰 성채에 포함된다. 투어가 끝나고 또 길거리에서 코끼리를 발견하였는데 그 코끼리는 인간들에게 사육되어지고 있는 코끼리로 다리에 쇠고랑을 차고 있어 괜히 안타까웠다. 투어를 시작하기도 전에 코끼리를 발견하여 기쁜 마음으로 국립공원에 도착하였다. 도착하자마자 표를 구입하고 출발할 준비를 하였는데 우리 앞에 지프가 어마어마하게 줄지어 서있었다.

 

 

다행히 비성수기였기때문에 이정도였듯 싶고 지프에 우리 둘 만 탑승하였기 때문에 가이드가 템포조절을 적당히 하여 사람들 틈을 벗어나 국립공원자체를 조용하고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참고로 다른 지프에는 최대 6명 정도가 탑승하는 것으로 보이며 당연히 사람이 많을수록 인당 지출해야 하는 지프가격은 떨어진다. 보통 이런 투어는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탑승하여 진행되게 되는데 그 나름의 즐거움도 있지만 이렇게 우리 둘만 탑승하게 되니 온전히 우리들만의 시간이 된거 같았다.

 

 

 

중간중간에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도 않는 이구아나 혹은 검정색 돌 위에 있는 검은색 거북이인지 자라인지도 가이드는 매의 눈처럼 찾아내었다. 또한 이런 동물을 발견할 때마다 친절한 설명도 덧붙여줬는데 굉장히 흥미로웠다. 지붕이 뚫린 지프 위에 서서 바람을 맞으며 달리다 보니 이곳은 스리랑카가 아니라 오히려 아프리카 세렝게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중간 다른 지프들과 함께 구경하였는데 다른 지프는 딱히 자세히 설명해준다거나 그런거 없이 코끼리 보이는 곳에서 이동해주는 느낌이였다.

 

 

 

 

일부러 천천히 이런저런 동물들을 보면서 가고있는데 앞에 여러 대의 지프들이 눈에 보였다. 사파리 투어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렇게 차가 많은 이유는 단 하나이다. 바로 코끼리가 있기 때문이다. 본인은 캐나다에 10년 정도 거주를 하여 국립공원에 등산하러 갈 때마다 차가 여러 대 서있는 경우를 종종 보았는데 이런 경우 백 프로 동물들이 길가에 있어 구경하기 위해 너도나도 정차하는 경우이다. 특히 차가 많이 있을 경우 평소에 보기 힘든 동물일 경우가 많다.

 

첫 번째 코끼리 가족은 암컷이 현재 임신 중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새끼코끼리는 아니고 어느 정도 자란 코끼리도 있었는데 풀을 쥐어뜯어 먹는 스킬은 엄마에게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 물론 중간중간에 풀이 코로 뜯기지 않을 때는 나름의 성질을 부리고 다른 풀을 뜯어먹는 모습을 보니 귀여웠다. 또한 가이드를 통해 코끼리에 대해서도 많은 정보를 전해들었다. 보통 이렇게 그룹을 지어 다니는 무리는 암컷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수컷은 나이가 들면 독립을 하여 혼자 돌아다닌다고 한다. 그리고 교미를 할 때만 무리에 속해있다 교미가 끝나면 다시 혼자 나가 살아간다고 한다.

 

그렇게 코끼리들 풀 뜯어먹는 장면을 하염없이 바라보다보니 어느덧 노을시간이 다가와 약간의 돌로 이루어진 동산에 주차하여 걸어 올라가 국립공원을 내려다보며 노을을 감상하였다. 대략 2시간 정도의 짧지 않은 투어로 우리는 너무나 만족하였다. 다만 10마리 이상 있는 대규모 그룹을 보지 못한 건 아쉽지만 그래도 볼 수 있는 건 정말 다 본 듯싶었다.

 

노을을 감상하고 돌아가는 길에 코로 악수하는 어린 코끼리들도 발견하였는데 이 자세 그대로 나무 목공예 같은걸 관광지에서 판매하고 있는 걸 보니 약간 시그니쳐 자세가 아닐까 싶다. 또한 아시아 코끼리는 대부분 상아가 존재하지 않는다. 상아가 있는 코끼리 확률이 거의 희박하다고 가이드를 통해 전해 들었다. 정말 운이좋게 국립공원을 빠져나가는 중에 우리는 상아가 달린 코끼리 또한 발견할 수 있었다. 잘 보이진 않지만 악수하고 있는 코끼리들 옆에 있는 코끼리가 상아를 가지고 있었다. 한참을 두 코끼리가 힘겨루기 하는 걸 지켜보니 어두워져 우리는 투어를 끝내고 국립공원을 빠져나와 시내로 향했다. 

 

뭔가 길었던 하루를 보내고 나니 시내에 도착한 우리는 스리랑카 음식보다는 익숙한 음식을 먹고 싶어 담불라에 하나 있는 피자헛으로 향해 윙과 피자를 주문하였다. 4765루피로 당연히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었으나 나름 맛이 있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간단한 간식거리를 사들고 숙소로 복귀하였다. 사파리 투어는 담불라에 가게 된다면 꼭 해보라고 추천드리고 싶다. 다른 나라의 사파리 투어보다 현저히 저렴한 가격으로 아프리카 느낌의 사파리 투어를 즐길 수 있다. 물론 우리는 지프에 둘만 있었기 때문에 시야의 방해되는 거 없이 감상할 수 있어 더 좋았던 것 같다. 투어가 워낙 맘에 들어 우리는 나중에 아이가 생긴다면 다시 스리랑카를 방문해 꼭 다시 코끼리 투어를 하자고 말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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